요즘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항상 하는 일이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고 이불을 발로 차는 일이다. 과거를 대면하는 것이 나의 일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근래에 내가 느끼는 '현재'는 전과는 다른 감상을 가지고 있다.
새삼스럽게 많은 것들이 감사하다. 내가 머물고 있는 안락하고 포근한 이 집이 감사하고, 걱정없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시는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자칫 귀찮다고 생각될 만큼 나를 찾아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많은 책들이 범사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당시에 실제로 감사함을 느꼈다.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은 전과는 궤를 달리한다. 감사함의 정도가 다르다기 보다 많은 것들이 나에게 와 닿는 감동이 벅차 오를만큼 크게 다가온다.
이걸 텍스트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무언가 비교가 되어서도 아니고 생사를 오가는 큰 일이 있지도 않았다. 그저 지금 나에게 주어진 풍요로움과 행복에, 나 스스로가 노력하기만 하면 되는 환경이 생경하고 생생하게 다가온다.
글을 쓰다보니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간절히 바랐던 모습인거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돈 생각에 24시간을 시달리며 제발 아무런 걱정없이 내 할 일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었을 때가 있었다.
걱정이 해결되자 성공에 대한 열망이 나를 괴롭혔다.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 다른 사람들이 캠퍼스 라이프를 누리고 열심히 본인의 앞날을 위해 노력할 때 나만이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앞으로 달려나가고 싶었다.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으니 앞으로 3년간 남들의 2배로 노력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했고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그저 출발선이라도 남들과 비슷해지길 바랐다.
이제야 출발선에 엇비슷하게 섰구나 싶을때쯤, 이제 노력해서 앞으로 나가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진짜 '내가 꾸려갈 삶'의 시작이라는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몸이 망가져있었다. 매일 매일 신을 찾았다. 대체 나에게 왜 이러시냐고 '왜'라는 질문을 수백번 수천번 던졌다. 원망하고 또 원망하고 천장만 바라보며 하루가 너무 길어서 1년같고, 같은 천장만 보고 있는 매일이 이어져서 1년이 하루 같은 날들을 지났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고 그저 눈만 뜨고 있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제일 미워했던건 내 자신이었다. 그저 모든게 내 탓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태백산맥이라는 소설에 '과거는 망각이 아니라 현재의 축적인가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전과 같은 실수들은 하지말자고, 다짐하면 된거라고,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지난한 현재들이 모두 모여 나의 과거가 되었다는게 실감이 난다. 과거의 내가 너무나 바랐던 풍요롭고 행복한 날들을 지금의 나는 보내고 있다.
다음에 부모님을 뵈면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려야겠다. 고통의 시간들을 같이 견뎌줘서 함께해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건 내 일기고 아마 나만 보겠지만...?ㅎㅎ 무엇보다 이 자리를 빌어 내 몸에게 참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동안 '사람은 쉽게 안죽어'를 연발하며 막 사용하고 고마움을 몰랐었네. 이제까지 버텨줘서 그리고 어떻게 나를 지탱해와줘서 고마워. 앞으로는 같이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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